네이버 카카오 한판 붙는다

네이버 카카오 빗썸에서 붙는다

네이버 일본 관계사 라인이 발행하는 암호화폐 '링크' 와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생하는 암호화폐 '클레이'가 각각 상장합니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하는 코인 '링크'의 국내 거래소 상장은 앞으로 블록체인 시장에서 펼쳐질 네이버와 카카오 간 진검승부의 시작입니다.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라인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카카오도 최근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그동안 자회사 그라운드X가 주도했던 블록체인 사업을 싱가포르 법인인 '클레이튼 재단'으로 넘긴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블록체인 시장경쟁에서 카카오가 한발 앞서 있다는 게 업계 평가입니다. 가상화폐 시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카카오 코인'으로 불리는 클레이의 시가총액은 4조3378억원입니다.

링크(1조29억원)와 비교하면 규모가 약 4배나 됩니다. 그만큼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클레이는 세계적인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으로 구성됐습니다. LG전자, GS홈쇼핑, 신한은행 등 국내 주요 기업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카카오 서비스와 연결될 가능성도 장점으로 꼽힌입니다.
링크는 라인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연계된 코인입니다. 고객이 라인의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면 보상 개념으로 코인을 받습니다. 최근까지 일본 사용자를 중심으로 링크를 유통했던 라인은 올 초 외부 거래소 상장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활발한 가상화폐 시장과 모회사인 네이버가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라인이 한국을 첫 진출 국가로 선택한 이유로 분석됩니다.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에서 자리 잡은 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에다 다양한 해외 경험 등이 라인 블록체인 생태계의 장점으로 꼽힌입니다.
한국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에서도 양사는 경쟁을 벌였지만 카카오가 승기를 잡았습니다. CBDC란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입니다. 한은은 지난달 CBDC 모의실험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그라운드X를 선정했습니다. 그라운드X는 CBDC 발행과 유통, 국가 간 송금, 결제 기능 등을 가상 환경에 구현합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 역시 양사 모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NFT란 디지털 그림이나 음악을 블록체인 기술에 적용해 유동화한 토큰을 의미합니다. 그라운드X는 지난달 NFT 플랫폼 '클립 드롭스(Klip Drops)' 베타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작가의 디지털 작품을 클레이튼에서 NFT로 만들 수 있습니다. 작품은 클레이로 거래됩니다. 네이버 라인도 최근 일본 거래소인 비트맥스에 NFT 플랫폼 베타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디파이(De-Fi·탈중앙금융)' 시장도 새로운 격전지가 될 수 있습니다. 디파이란 블록체인 네트워크 안에서 가상화폐를 담보로 한 예금과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은행 등 금융사 없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안에서 이뤄집니다. 카카오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하는 디파이 서비스는 '클레이스왑'과 '클레이파이' 등이 있습니다. 클레이스왑에 예치된 금액은 12일 기준 1조9738억원에 이릅니다. 라인은 아직 디파이 생태계에 들어와 있지 않습니다.
라인 코인의 국내 진출에 맞서 카카오도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최근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운영이 그라운드X에서 클레이튼 재단으로 넘어갔습니다. 클레이튼 재단은 클레이 코인을 발행한 싱가포르 법인입니다. 통상 국내 규제를 피해 싱가포르 등 외국에서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프로젝트 운영과 마케팅 등은 국내 회사가 맡는입니다. 카카오 역시 같은 구조였는데, 최근 싱가포르 재단이 프로젝트 운영 주체로 나선 것입니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특정금융정보법 등 국내 규제가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